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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등록불가 문화재, 보존의 경계에 선 유산들

by codezero777 2025. 4. 4.

1. 등록불가 문화재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가

문화재는 그 자체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한 사회가 쌓아온 역사와 가치를 담은 귀중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모든 유산이 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보존 상태가 불량한 경우, 또는 사유 재산권 문제 등 행정적 한계로 인해 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를 통틀어 우리는 등록불가 문화재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문화재 지정이 검토되었으나 최종적으로 등록이 승인되지 않은 유산들로, 그 사유는 매우 다양하며, 등록 자체가 거절되었다기보다는 보류되거나 제외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상남도는 역사적으로 삼한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다양한 시기의 문화가 축적된 지역입니다. 특히 가야 문화권과 조선 시대의 건축물, 민속 전통이 풍부하게 남아 있으나, 일부 유산은 여러 이유로 문화재 등록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유보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등록불가 문화재는 문화재청이나 경상남도청 문화유산과의 내부 검토 기록 또는 문화재 지정조사 결과보고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존재는 때로는 지역 주민의 제보를 통해 알려지기도 합니다.

제가 문화재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며 등록불가 문화재에 대해 처음 인식하게 된 계기는, 한 지자체에서 발간한 자료집을 통해서였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등록 대상으로 추천되었으나 ‘보존상태 불량’ 혹은 ‘유사 유산과 비교 시 희소성 부족’ 등의 사유로 탈락한 사례들이 정리되어 있었고, 저는 그중 일부가 현장에서는 매우 귀하게 여겨지는 전통가옥이거나, 지역민들이 오랜 세월 가꾸어 온 정자였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2. 경남 지역의 등록불가 문화재 사례와 그 특징

경상남도에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분포하고 있지만, 등록불가 판정을 받은 사례 역시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오래된 가옥, 향토 사찰, 폐사터, 구한말 근대건축물 등이 있으며, 그중에는 보존의지가 있으나 예산 부족, 소유자 동의 미비, 주변 환경 훼손 등으로 인해 지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민간 소유의 유산들은 복원과 보존에 드는 비용이 부담되어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김해의 모 고택은 조선 후기 양반가의 전형적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지붕 일부가 붕괴되어 안전상의 이유로 등록 심사에서 제외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통영의 구 해군 관사 건물로, 일제강점기 건축양식이 잘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업용 건물로 리모델링되면서 원형 훼손이 발생하여 문화재 등록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유산들은 공식적으로 문화재로 인정받지는 못하였지만, 문화적·학술적 가치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들 문화재는 비록 등록되지 않았지만, 지역민들에게는 여전히 의미 있는 공간으로 인식됩니다. 일부 마을에서는 등록불가 문화재를 중심으로 마을 해설 프로그램이나 마을 신문 발간 등의 활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제도 밖에서도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공동체의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하동의 어느 전통 우물을 소개하는 블로그 글을 작성하며, 이 유산이 등록되지 않았음에도 마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주변을 정비하고 안내판을 설치해 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공식적인 문화재가 아니어도 그 가치를 알고 지키려는 마음은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3. 등록불가 문화재의 가치와 미래적 접근 방법

등록불가 문화재는 단순히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유산이라는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우리의 문화유산 지정 기준과 정책이 안고 있는 한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합니다. 문화재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희소성, 역사성, 원형성, 상징성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이 기준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형식적인 기준만을 적용하다 보면, 지역성과 공동체의 기억이 담긴 중요한 유산이 제도 밖으로 밀려나 버릴 위험도 존재합니다.

현재 문화재청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생활문화유산’ 또는 ‘근대 생활사 유산’과 같은 개념을 도입하여, 등록 기준을 확장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유형문화재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사람과 이야기가 담긴 공간도 문화재로 인식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남 지역에서도 일부 향토유적이나 민속 유산에 대해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는 ‘향토문화자원’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목록화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아카이빙도 등록불가 문화재 보존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 영상, 구술 기록 등을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유산의 존재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방식은 공간적 제약 없이 문화재를 보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나 민간단체에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저는 이와 관련하여 지역 문화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등록불가 문화재를 주제로 한 시리즈 콘텐츠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관광 홍보 영상보다 훨씬 진정성 있고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기록 활동이야말로 진짜 문화재 보호의 첫걸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스크립션

경남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등록불가 문화재'가 다수 존재합니다. 본 글에서는 등록불가 문화재의 정의, 경남 지역의 사례, 그리고 이 유산들의 보존과 활용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드립니다. 제도 밖 유산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고 싶은 분들께 권해드립니다.